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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 벤투, UAE 대표팀 감독 경질: 그의 경력과 한국에서의 업적

by 크립토스탁 2025. 3. 26.

파울루 벤투, UAE 대표팀 감독 경질: 그의 경력과 한국에서의 업적

1. 파울루 벤투의 경질 소식과 배경

2025년 3월 25일, 아랍에미리트(UAE) 축구협회는 파울루 벤투(Paulo Bento, 56세, 포르투갈) UAE 대표팀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이는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을 16강으로 이끌며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던 벤투가 UAE에서 약 1년 8개월 만에 감독직을 내려놓게 된 사건이다. UAE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에서 북한과의 경기에서 종료 직전 극적인 골로 1-0 승리를 거두며 조 2위를 향한 희망을 이어갔지만, 경기 다음 날 아침 벤투의 경질이 발표되며 축구계에 충격을 안겼다.

경질의 주요 원인으로는 UAE 팬들과 협회의 불만이 꼽힌다. 특히 팀의 간판 스트라이커 알리 마브쿳(Ali Mabkhout)을 기용하지 않은 점과 최근 부진한 경기력이 논란의 중심이었다. X 등 소셜미디어에서는 “벤투의 전술이 UAE 선수들과 맞지 않았다”, “마브쿳을 왜 안 쓰냐”는 팬들의 비판이 이어졌고, 일부는 그의 경질을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단판 경기에서의 승리에도 불구하고 경질이 결정된 것은 다소 급작스럽다는 평가도 나온다. UAE는 현재 예선에서 2승 1무 1패(승점 7)로 조 3위에 머물며, 2위 투르크메니스탄(승점 7)과 동률이지만 골득실에서 밀려 상위권 진출이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2. 파울루 벤투는 누구인가?

파울루 벤투는 포르투갈 출신의 축구 감독이자 전직 선수로, 1969년 6월 20일 리스본에서 태어났다. 선수 시절 그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하며 포르투갈 명문 클럽 스포르팅 CP와 벤피카, 그리고 스페인 라리가의 오비에도에서 뛰었다. 포르투갈 대표팀에서도 35경기에 출전하며 2002 한일 월드컵에 참가했지만, 당시 한국에 0-1로 패하며 16강 진출에 실패한 아픈 기억을 남겼다.

지도자로서의 경력은 2005년 스포르팅 CP 감독으로 시작하며 본격화되었다. 그는 팀을 UEFA 챔피언스리그에 진출시키며 능력을 인정받았고, 이후 2010년부터 2014년까지 포르투갈 대표팀 감독을 역임했다. 그러나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탈락과 유로 2016 예선 부진으로 경질되며 위기를 맞았다. 이후 브라질(크루제이루), 그리스(올림피아코스), 중국(충칭 리판) 등 다양한 리그를 거치며 경험을 쌓았지만, 단기적인 성과에 그쳤다. 그의 감독 스타일은 높은 압박과 조직적인 빌드업 플레이를 강조하며, 선수들에게 명확한 전술적 틀을 요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3. 한국 대표팀에서의 벤투: 16강 신화와 혁신

벤투는 2018년 8월 한국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하며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당시 한국은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독일을 2-0으로 꺾는 이변을 일으켰지만 조별리그 탈락으로 아쉬움을 남긴 터였다. 벤투는 4년간의 긴 여정을 통해 한국 축구에 뚜렷한 변화를 가져왔다. 그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을 압도적인 성적으로 통과하며(7승 2무 1패, 승점 23) 한국을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올려놓았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은 우루과이(0-0 무), 가나(2-3 패), 포르투갈(2-1 승)과 H조에 속해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특히 포르투갈전에서 후반 추가 시간 황희찬의 결승골로 2-1 승리를 거두며 조 2위(1승 1무 1패, 승점 4)로 16강에 진출했다. 이는 2010 남아공 월드컵 이후 12년 만의 쾌거였다. 16강에서 브라질에 1-4로 패하며 여정을 마무리했지만, 벤투는 “지난 4년간 한국 축구가 보여준 발전이 자랑스럽다”며 소감을 밝혔다. 그는 대회 후 사전에 결정된 계획에 따라 한국 대표팀을 떠났다.

벤투의 한국 시절은 단순한 성적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그는 손흥민을 중심으로 한 공격진과 김민재로 대표되는 수비를 조화롭게 운영하며, 한국 축구에 현대적인 빌드업과 압박 전술을 도입했다. 팬들은 그의 철저한 준비와 일관된 철학에 찬사를 보냈지만, 이강인 기용 문제 등으로 일부 비판도 받았다. 그럼에도 그의 4년 임기는 한국 축구의 전술적 기반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4. UAE에서의 짧은 여정과 한계

벤투는 2023년 7월 UAE 감독으로 부임하며 2026 월드컵 진출과 2023 AFC 아시안컵에서의 성과를 목표로 삼았다. 그는 한국에서 성공했던 전술을 UAE에 접목시키려 했지만,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023 아시안컵에서 UAE는 이란, 홍콩, 팔레스타인과 C조에 속했으나 조별리그를 간신히 통과한 뒤 16강에서 타지키스탄에 승부차기 끝에 패하며 탈락했다. 2026 월드컵 예선에서도 4경기 만에 2승 1무 1패라는 다소 평범한 성적을 기록했다.

UAE에서의 부진은 여러 요인으로 분석된다. 첫째, 한국과 달리 UAE 선수단의 전술적 이해도와 체력이 그의 요구를 따라가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둘째, 알리 마브쿳과 같은 핵심 선수를 활용하지 않은 점이 팀 케미스트리와 팬들의 신뢰를 떨어뜨렸다. 셋째, 잦은 감독 교체로 이어진 UAE 축구의 구조적 불안정성이 벤투의 장기적인 계획을 실행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한국에서 4년간 팀을 다듬을 시간이 있었던 것과 달리, UAE에서는 단기 성과를 요구받는 환경이 그의 철학을 발휘하기 힘들게 했다.

5. 벤투의 미래와 남은 질문

UAE에서의 경질로 벤투는 다시 새로운 도전을 찾아 나서게 됐다. 56세라는 나이는 감독으로서 아직 전성기를 구가할 수 있는 시기로, 그의 다음 행선지에 관심이 쏠린다. 유럽 클럽 복귀설, 혹은 다른 아시아 국가 대표팀 부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국 팬들 사이에서는 “벤투가 한국으로 돌아오면 좋겠다”는 아쉬운 목소리도 들린다.

벤투의 경질은 단순한 감독 교체를 넘어, 축구에서 감독과 팀의 조화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한국에서 성공을 거둔 그가 UAE에서는 왜 빛을 발하지 못했는지, 이는 전술적 철학만큼이나 환경과 문화적 요인이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 앞으로 그가 어떤 무대에서 다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지, 축구 팬들의 기대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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